영화의 기본정보
개봉일 : 2009.01.22
장르 : 스릴러, 드라마, 전쟁
러닝타임 : 120분
감독 : 브라이언 싱어
주연 : 톰 크루즈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평점 : 8.19/10
영화 줄거리 : 위대한 실패, 가장 치밀했던 히틀러 암살작전
1943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독일 아프리카 군단의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전투일지를 작성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그는 히틀러에 대한 충성과 독일에 대한 사랑이 충돌하는 내적 갈등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독백과 함께 영화의 본격적인 서사가 시작됩니다.
평화로운 순간, 연합군의 갑작스러운 공격이 시작되고 포격기에서는 폭탄이 투하되며 슈타우펜베르크의 부대는 타격을 받습니다. 그는 부하들을 지휘하며 대피를 시도하였지만, 맹공격 속에 한쪽 눈과 오른쪽 두 손가락을 잃고 독일로 후송됩니다. 병원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육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회의에 시달리게 됩니다. 라디오에서는 히틀러의 연설이 들렸고, 그는 점차 나치의 이념이 자신의 조국을 파멸로 이끌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그는 히틀러를 제거하고 조국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회복 후, 그는 베를린 국방부 예비군 사령부로 발령을 받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이미 존재하던 레지스탕스 세력 '검은 오케스트라'과 접촉하게 됩니다. 그들은 독일 귀족 출신의 고위직 장교들과 지식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히틀러 암살과 나치 정권의 전복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의 저택에서 비밀리에 회의가 열렸고, 이들은 히틀러 암살에 대한 시도가 번번히 실패했음을 털어놓습니다. 슈타우펜베르크는 과거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더욱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자합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단순한 암살이 아닌, 히틀러의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권력 공백을 메우고 연합군과의 협상을 통해 독일을 안정화할 수 있는 계획을 제안합니다.
그 작전은 '발키리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원래 이 작전은 국내 반란이나 노동자들의 봉기 시 예비군을 동원해 베를린의 주요시설을 보호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작전입니다. 그는 이 계획을 수정하여, 히틀러가 사망할 경우 예비군이 정부를 장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개조하고자 하였습니다. 모든 계획이 수정되고, 슈타우펜베르크는 직접 히틀러에게 수정된 발키리 작전의 문서에 서명을 받습니다. 이제부터 실직적인 히틀러 암살계획이 본격화되게 됩니다.
많은 고민들과 시뮬레이션 끝에, 1944.07.20, 암살을 실행할 날이 결정됩니다. 슈타우펜베르크는 동프로이센의 '늑대굴'이라 불리는 히틀러의 야전사령부에서 열리는 작전회의에 참석하게 됩니다. 그는 특수 제작된 폭탄을 가방에 숨기고 검문과 보안을 무사히 통과합니다. 회의가 시작되고, 폭탄이 든 가방을 히틀러의 책상 바로 아래에 놓습니다. 그 즉시, 통화를 핑계로 회의실에서 빠져 나옵니다. 하지만 더위로 인해 회의장소가 변경되고, 한 장교가 가방이 걸리적거린다는 이유로 책상 다리 너머로 옮겨놓습니다. 이 과정에서 폭탄은 터지게 되고, 슈타우펜베르크는 유유히 그곳을 빠져나옵니다.
폭탄이 터지는 것은 확인했지만 히틀러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슈타우펜베르크는 쿠데타를 시작합니다. 그가 베를린에 도탁하자마자 '총통 사망'이라는 암호를 전달하고, 발키리 작전을 개시합니다. 예비군은 군 본부를 포위하고, 선전부를 장악하였으며, 라디오 방송국을 통제하는 등 모든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히틀러가 생존했다는 소식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군 본부의 수장은 히틀러와의 통화에서 그의 생존을 확인하고, 히틀러에게 충성하는 장교를 데리고 쿠데타 세력에 맞서기 시작합니다. 혼란한 상황 속에 통신은 끊기고 명령체계는 와해됩니다. 쿠데타 세력 내부에서도 동요가 일어나고, 일부는 배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슈타우펜베르크와 레지스탕스 핵심세력은 끝까지 저항합니다. 본부의 부대에 포위된 예비군 사령부에서 그들은 히틀러의 군대와 마지막 항전을 벌입니다. 하지만 끝내 사령부는 함락되고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가게 됩니다. 슈타우펜베르크와 그의 동료들은 체포되어 즉결심판을 받게 됩니다. 그들은 한 사람씩 끌려 나가 총살형에 처해집니다. 마지막 순간, 슈타우펜베르크는 '독일 만세'를 외치며 그의 단호한 얼굴을 클로즈업한 채, 영화는 끝이 납니다.
실제 발키리 작전과 영화의 차이점
영화에서는 전체적인 역사적 흐름과 주요 사건의 순서를 충실하게 재현했습니다. 슈타우펜베르크가 북 아프리카에서 부상 당한 점, 히틀러 제거에 가담하였다는 점, 1944.07.20 늑대굴에 폭탄을 설치해 쿠데타를 시도했다는 점 등 실제 사실과 상당부분 일치합니다. 또한 주요 등장인물 모두 실존인물이며, 발키리 작전의 세부 내용 또한 실제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슈타우펜베르크의 영웅화
영화에서는 슈타우펜베르크가 발키리 작전의 핵심 설계자이자 실행자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발키리 작전의 수정 작업이 훨씬 집단적이었으며, 복잡한 집단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있었습니다.
- 군 내부 광범위한 저항 세력 : 실제 저항 운동은 '검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지식인, 고위 군 간부 등 다양한 집단이 존재하였고, 루트비히 벡 장군, 에르빈 폰비츨레벤 원수, 프리드리히 올리브히트 장군 등 오랜 기간 저항활동을 하는 조직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 민간 지도자들의 역할 : 영화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칼 쾨르델러, 울리히 폰 하셀, 한스 기셰비우스 등 민간인 지도자들 또한 쿠데타 계획과 이후 정부 구성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들은 쿠데타 성공 후 국가 재건의 청사진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 집단적 의사결정 : 슈타우펜베르크가 히틀러 암살을 직접 실행하게 된 것은 여러 차례 실패한 시도 끝에 나온 결정이었습니다. 그의 독단적인 행동이 아닌, 수많은 토론과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쳤습니다.
히틀러의 부상 정도
영화에서는 폭발 직후 히틀러가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처럼 묘사되었고, 한동안 그의 생사 여부가 불확실한 것처럼 그려집니다. 하지만 실제 히틀러는 경미한 부상 정도만 있었습니다.
- 경미한 부상 : 히틀러는 벙커의 폭발 이후 고막 파열, 오른쪽 팔의 화상 정도로 생명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서류가방의 위치가 변경되고, 테이블이 폭발의 상당부분을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 즉각적인 대응 : 히틀러는 폭발 직후 무솔리니와의 예정된 만남을 진행할 정도로 건재했습니다. 그는 빠르게 무전과 전화를 통해 자신의 생사를 알렸고, 쿠데타 세력의 정당성을 무너뜨렸습니다.
- 증거인멸 : 영화에서는 히틀러의 생사가 불확실하며, 반란 진압이 상당히 늦춰진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폭발 후 약 20분 만에 히틀러의 생존 소식이 전파되었고, 반란 또한 빠르게 진압되었습니다.
당시 베를린 쿠데타 상황
영화에서는 쿠데타 초기 베를린 내 군 본부와 정부 청사 장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수타우펜베르크에게 대부분의 지휘권이 이양된 것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병력이 혼란스러워하였고, 명령 체계 또한 뒤죽박죽이었습니다.
- 느린 초기 대응 : 슈타우펜베르크가 베릴린에 도착한 것은 히틀러의 암살 시도 이후 3시간이 지난 후였으며, 그 사이 쿠데타 세력은 결정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했습니다. 발키리 작전의 명령은 혼란과 의심을 불러왔고, 수 많은 장교가 이를 의심하여 작전실행이 더욱 늦어졌습니다.
- 군 병력의 혼란 : 동원된 예비군 병력들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동원되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부대는 군 본부와 게슈타포를 체포하는 대신, 단순히 정부 건물 주변에 대기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 통신 체계의 문제 : 영화에서는 통신 시설 장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 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라디오 방송국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습니다. 히틀러의 생존 소식은 여러 경로를 통해 전파되었고, 쿠데타 세력의 정보 통제를 무력화했습니다.
영화 속 명대사를 통한 자기성찰
행동 없는 정의는 공허하다
영화에서 주인공 슈타우펜베르크가 "행동하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이것은 윤리적 이상이나 옳은 생각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고, 명확한 도덕적 판단이 있더라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슈타우펜베르크과 그의 동료들은 실패를 확신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행동에 나섰습니다. 단지 히틀러의 암살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양심을 구한다"는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이 메시지는 오늘날 불의에 대한 침묵과 현실에 대한 외면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슈타우펜베르크의 대사는 '정의는 인식하는 것이 아닌, 실천하는 것'임을 상기시킵니다.
실패를 넘어서는 윤리
"우리는 실패할 것이다. 그래도 해야 한다." 이 대사 또한 슈타우펜베르크의 대사입니다. 우리는 흔히 성공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며, 실패할 것 같은 일은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효율성과 성과주의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슈타우펜베르크는 '결과가 아닌 옮음, 그 자체를 기준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실패를 두려워해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 혹은 실패할 것을 예측하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는 "성공할 확신이 없으면 시도하지 말라"라는 패배주의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양심 없는 충성은 배반이다
이 대사는 조직, 국가, 제도에 대한 무비판적인 복종이 사회에 어떤 악한 영향을 가지고 오는지를 보여줍니다. 독일군과 많은 장교들은 자신의 조국에 충성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맹목적인 체제에 희생하고 있었습니다. 슈타우펜베르크는 이러한 충성을 부정하며, "양심"이라는 충성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즉, 오늘날에도 기업, 정부, 사회시스템 안에서 규칙, 명령, 질서 라는 이유로 비윤리적이며 맹목적인 충성을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이것이 정말 옳은 일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카메라는 누구의 편인가, 영화에 사용된 카메라 기법
슈타우펜베르크의 카메라
영화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히틀러를 암살하고자 했던 한 독일 장교의 실제 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미 실패로 끝날 것을 알고 있는 관객에게 극도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줍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카메라 연출과 시선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초반에 슈타우펜베르크의 북아프리카 전장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에서 카메라는 그의 시점 샷을 활용하여 전장의 참혹함과 심리적 충격을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불규칙한 핸드헬드 카메라, 시야를 가리는 연기와 모래, 흐려지는 초점 등의 연출은 단순히 전투 장면의 현실감을 뛰어넘어 인물의 내면 상태와 전환의 시작을 알려줍니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슈타우펜베르크의 시선과 감정 속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입니다.
로우 앵글과 프레이밍의 사용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각적 장치는 카메라 앵글과 구도입니다. 특히 주인공이 작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장면에서 그를 프레임 중앙, 혹은 낮은 앵글로 촬영합니다. 이것은 그의 가지고 있는 주도권과 위엄을 강조하는 효과를 줍니다. 작전 회의 중 슈타우펜베르크를 로우 앵글로 잡는 장면은 그가 마치 진짜 권력자가 된 듯한 인상을 주며, 텅 빈 회의실에 홀로 서 있는 장면에서 와이드 샷으로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등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표현이 아닌, 영화의 권력구조를 시각화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그가 진정 권력을 잡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며, 작전이 실패했을 때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전 실패 이후 변화된 카메라 시선
작전이 실패한 후, 슈타우펜베르크가 점점 포위망에 몰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카메라의 거리와 위치가 변화하게 됩니다. 이전까지는 그를 중심으로 잡고 있던 카메라가 그에게서 멀어지며, 와이드 을 통해 주변 인물과 동일한 크기로 배치되거나 구도 바깥으로 밀려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는 카메라의 거리 변화가 단순한 스타일의 변화가 아닌, 서사의 전환과 감정선을 함께 옮기는 효과를 주게 됩니다. 더 이상 그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닌, 관찰자 시점으로 전환되며, 이는 곧 그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불가능한 도전에 대한 아름다움
영화 작전명 발키리는 역사상 가장 치밀하며 대담했던 쿠데타 시도 중 하나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과 실제 발키리 작전은 지금까지도 현대인들에게 많은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불의에 침묵한다는 것은 곧 그들과 공범이 된다는 것, 개인의 양심이 체제적 폭력에 적극 맞서야 한다는 것, 비록 실패할지라도 옳은 행동은 가치가 있다는 것 등 자신의 곧은 신념을 유지하고 진정한 정의를 위해 싸운다는 것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현대사회에 존재하는 권위주의와 개인주의에 대한 용기이며, 물음입니다. '나는 과연 불의에 맞서서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결과가 불확실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치 있는 행동에 대한 존엄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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